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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테크

美 '빅테크 데이터 공유' 공방

by 중소기업투데이 2023. 8. 7.

빅테크기업 vs 데이터 연구원
"데이터 공유" 요구 목소리 커져
머스크의 X, SNS연구단체 CCDH 상대 소송

일론 머스크의 X. [로이터]

[중소기업투데이 김세정 기자] 미국에서는 데이터 연구원들과 대규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빅테크’ 회사가 데이터 공유 이슈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데이터 연구원들은 오래전부터 소셜 미디어 회사들을 상대로 데이터 공유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특히 최근 기술산업이 새로운 인공지능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데이터 공유의 목소리가 연구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하지만 ‘빅테크’ 회사들은 자신들의 데이터가 다른 경쟁업체에게 유리하게 활용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하고 있으며, 연구 과정에서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침해하고 법적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혹시나 발생할 지 모를 부정적인 연구결과로 인해 사용자들로부터 좋지않은 평판을 듣는 것에도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데이터를 공유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빅테크 회사들의 입장은 X(前 트위터)의 소송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 7월31일, 일론 머스크의 X가 비영리 조직이자 SNS 연구단체인 CCDH(Center for Countering Digital Hate)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CCDH는 SNS상에서 증오, 혐오 발언과 거짓 정보 등을 연구하는 단체다.

X측은 “CCDH가 우리에 대해 선동적이고 터무니없는 허위 또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주장을 했다”고 강조했다. X측은 또 “회사와 경영자를 비방하고 광고주들을 몰아내려는 음모를 꾸몄다”며 “(CCDH가) 다른 경쟁사나 외국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다”고 비난했다. X의 소송은 지난 6월 CCDH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X 인수 이후, X에서 혐오 발언이 확산됐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CCDH는 “X는 (유대인 혐오 등) 혐오 글의 99%를 방치했다”며 “X의 알고리즘이 오히려 악성 트윗이 확산되는 것을 강화한 것으로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CCDH 설립자인 CEO 임란 아메드는 최근 악시오스(Axios. 미국 인터넷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소셜 미디어 회사가 플랫폼에서 발생한 피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나 일론 머스크처럼 뻔뻔한 행동을 하는 임원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간 연구원이 빅테크 회사의 데이터를 공유해서 연구한 프로젝트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연구원들은 2020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 캠페인 연구와 관련, 페이스북 데이터에 전례없이 접근해서 사이언스앤네이처 과학지에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 내용은 페이스북의 콘텐츠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정치적 신념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연구원들이 수월하게 연구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페이스북은 2020년에 약속한 데이터 접근을 원래 계획보다 천천히 제공하는 바람에 연구결과를 발표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또한 틱톡을 비롯한 다른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은 일부 연구자들에게 데이터를 제공하기로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정치인들과 연구자들은 오랫동안 소셜 미디어 데이터가 사회적 이슈를 연구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정치인들이 유럽연합의 디지털 서비스법(유럽연합이 글로벌IT기업에 대한 유해 콘텐츠 검열 의무를 규정한 법, 2024년 시행 예정)과 유사한 법안들을 통과시키려는 의지가 있는지에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원들과 빅테크 회사들, 여기에 정치인들까지 합세하면서 데이터 공유 이슈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 중소기업투데이 http://www.sbiztoday.kr/